2022년 3월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만 많은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이런 시민의식이 독재권력과 권위주의를 무너뜨리고 현재의 민주주의를 만든 원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선 정치얘기는 피해야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은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고 단정하는 이분적 태도 때문이다. 도무지 상대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주장할 때도 누군가가 정치적인 의도로 만든 얘기를 마치 자기의 고민인 것처럼 감정까지 담아 증폭시킨다.
혹시 아나운서와 앵커의 차이를 아는가? 아나운서는 프롬프터에 보이는 기자의 원고를 틀리지 않게 전달한다. 하지만 앵커는 자기의 관점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자기 목소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보도국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앉는다.
앵커는 1952년 미국 CBS TV의 전설적인 뉴스 진행자였던 Walter Cronkite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정직, 성실, 믿음, 프로정신을 앵커의 덕목으로 삼아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뉴스보도를 하였다. 특히 뉴스 30분 가운데 광고 시간을 뺀 23분은 ‘월터 타임’으로 통하는데, 아나운서가 기계적으로 원고를 읽어 내려가던 시절에 월터 크롱카이트가 각종 현안에 대해 좀 더 강력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되면서 만들어진 용어다.
때문에 자신의 소중한 한 표는 ‘아나운서처럼’ 말고 ‘앵커처럼’ 행사해야 한다. 맹목적인 추종이나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줄임말) 식으로 투표하다 보면 집토끼 취급을 당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50~60대를 위한 공약은 별로 없고, 산토끼인 20~30대의 마음잡기에 후보들이 골몰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세상에 살 것인지, 아니면 위정자들이 호가호위하는 세상에 살 것인지 나의 선택이 만들어 줄 미래일 뿐이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