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 지금은 없어진 ‘이인이공’이란 학원이 있었다. ‘이타적 인간의 이기적 공부법’~ 철학적인 문구 같지만 결국 인성보다 성적이 우선이란 것 같다.
강남역 근처에는 성형외과가 많은데, DA라는 병원은 “예쁘면 DA야!”라는 광고로 눈길을 끈다. 성격이 나빠도 이쁘기만 하면 정말 괜찮은 것일까!
사람마다 각자의 관점 (viewpoint, perspective)이 있다. 무언가를 관찰하고, 판단하거나 행동할의 방식을 의미한다. 돈을 중시하면 영혼까지 파는 ‘영끌족’이 되기도 하고, 주가조작을 하고, 다단계 사기를 친다. 최근 도심에서 집회가 많아지면서 장사가 안되자 “민주주의가 밥먹여 주냐”며 볼멘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관점은 바뀐다. 예전엔 회사가 먼저였다면 지금은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 혹은 워라코 (Coordination)로 자기 삶을 중시한다. 공동체 대부분이 동의하는 관점이면 시대정신 (時代精神, spirit of the age, spirit of the time)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정신은 특정한 시기의 지배적인 지적, 정치적, 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이다.
따라서 공동체 일원이라면 소신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정신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10명중 2명의 관점과 8명의 관점을 똑같이 간주할 수는 없다. 그것은 기계적 중립이며 양쪽의 눈치를 보는 기회주의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60대만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나머지 연령층이 거부한다면 스펙트럼이 넓은 관점으로 시대정신을 판단해야 한다.
모두가 ‘No’할 때 ‘Yes’는 용기일 수도 있지만 시대정신으로 보면 극단적 사고일 뿐이다. 트럼프 재집권을 우려하며 미국 내전을 가상해서 만든 영화 “Civil War”에서 “어느 쪽 미국인?”이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같은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총을 쏜다.
소름끼치는 공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이다. 오죽하면 미국 메리엄웹스터사전은 24년 올해의 단어로 “양극화 (Polarization)”를 선정했을까!
상대 관점을 이해하려는 조금의 노력도 없이 조건의 차이, 즉 이념, 인종, 종교, 빈부, 성별로 구분하고, 대립하는 일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지구종말을 우려한다. 하지만 지구는 영원불멸이다. 사람들이 못살 뿐이다. 지구와 공존하고 싶다면 사람이 관점을 바꾸면 된다.
대한민국도 잘못된 관점의 리더와 그의 그늘에 살던 사람들만 단죄한다면 결코 망할 리 없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