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결혼을 했다. 아이들은 3살까지 평생할 효도를 다한다지만, 아들은 학교 다니는 내내 자랑거리였고, 결혼하지 않는 젊은이들도 많다는데 알아서 가정을 이뤄주니 부모인 내 삶도 퍼즐이 완성되는 것 같아서 고마울 따름이다.
물론 결혼을 준비하며 아들의 선택에 심란했던 적도 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결혼이 혼자만의 일은 아닌데’라고 불만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 마음은 부모가 추스러야지 아들과 나눌 수는 없는 것이다. 자식이기는 부모없다는 속담처럼, 내 부모도 그랬던 것 같았다. 결국 내 선택으로 인해 지금의 후회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아들도 지혜롭게 살 거라 믿는다.
사실 우리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욕심 때문에 망가지기도 하고, 한두 번의 좌절이 계속되면 영원히 희망이 없는 것처럼 포기하기도 한다. 페이스북 CEO를 역임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린인>의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는 버클리대 졸업식에서 “상실과 역경은 피할 수 없습니다… (중략) 성취뿐만 아니라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당신을 규정할 것입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녀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삶의 균형을 잃어버렸지만, 친구인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의 도움을 받아 근육을 단련하는 것처럼 노력과 훈련으로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실천한다. 그 과정을 두 사람은 <옵션B>라는 책에서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려면 3P를 극복해야 한다. 첫 번째 P는 개인화 (Personalization)다. 모든 일이 자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자책하는 것이다. 두 번째 P는 침투성 (Pervasiveness)으로, 그 일이 영향을 미쳐서 안 좋은 일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 거라고 위축되는 것이다. 마지막은 영속성 (Permanence)이다. 그 여파가 평생 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해결되면 걱정이 없다’는 티벳 속담을 기억하자. 3P로 불길한 주문을 되뇌여서는 안 된다. 아들이 지금까지 잘 해온 것은 단식경기였다. 하지만 복식은 혼자 잘해서 될 일이 아니다. 복식경기는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들이 오고 가는 전쟁같은 사랑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가르쳐 준대로 살 수도 없고, 그렇게 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자신들의 시대인 만큼, 자신들 방식대로 걱정에 직면할 때 행복은 만들어 지는 것이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