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스 재팬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우크라이나 출신의 Karolina Shiino가 유부남 성형외과 의사와 불륜 의혹이 ‘슈칸분슌’ 이라는 잡지를 통해 불거지면서 왕관을 반납하였다.
그러나 신중하기로 악명이 높은 일본 미인 대회에 우크라이나 출신의 Karolina가 참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Karolina는 우크라이나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가 일본인 남자와 결혼하여 나고야로 이사하였고, 5살때부터 그곳에서 생활하였다. 모델로 활동하는 그녀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2022년 일본인 시민권을 획득했고, 그녀는 자신을 일본인이라고 말한다.
Karolina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인종적 장벽이 있었고, 일본인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미스 재팬으로 뽑힌 이 사람은 일본인 혼혈도 아니며, 100 퍼센트 순수한 우크라이나 사람이다. 일본스러움은 어디에도 없다”는 내용이 많이 오르기도 했다.
일본은 이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국가가 아니다. 인종적으로 순수하다는 것에 집착하기로 유명한 국가가 일본이다.
대량으로 이민을 받는 대부분의 국가들도 이런 입장에서 출발하였다.
1968년, 서인도 제도에서 대규모 이민자들이 영국에 정착했을 때, 당시 보수당 정치인 Enoch Powell은 이것이 “피의 강”으로 끝날 것이라는 선동적인 인종차별적 연설을 하였다. 시민들도 그의 연설에 강력한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흐른 지금의 영국을 생각해자. 현재 79대 영국 총리는 인도 출신의 Rishi Sunak이다. 1963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방영되고 있는 Doctor Who에서 주연을 맡은 가장 최근 배우는 르완다에서 태어나고 스코틀랜드에서 자란 Ncuti Gatwa이다.
많은 국가와 사람들은 다양성에 익숙해지고 이를 환영한다. 자신의 편견에 집착하는 일부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규모 이민은 많은 국가를 평화롭게 변화시켰다. 아마, 일본은 그 다음 국가들 중에서 한곳이 될 것이다.
일본은 출산율이 낮고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현재의 수준을 계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이민자가 필요하다. 2000년을 기준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1.2 퍼센트만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두배에 해당하는 2.3 퍼센트로 늘었고, 2070년에는 11 퍼센트에 달한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예상이다.
한국도 인구의 2.3 퍼센트가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통계가 있다. 한국은 출산율이 세계에서 대만 다음으로 낮은 국가이다. 한국정부는 향후 이민에 대한 예측을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필요한 숫자는 일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arolina 이야기를 다루는 한국과 일본의 언론들도 한쪽만 보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그녀와 ‘미남 근육 의사’ 마에다 다쿠마의 불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를 포함한 이민이 활성화된 국가들은 Karolina 이야기를 “다양성”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뉴욕 타임스 그리고 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한 언론에서 중국의 인구감소를 다루는 특집기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중국의 인구는 이미 감소하고 있으며, 세기말에는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평균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중국에서 고령층을 돌보기 위해 다음 세대에 최소한 1억명의 이민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의 중국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인구의 15 퍼센트에서 20퍼세트가 인도, 필리핀, 베트남,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파키스탄 등의 출신으로 구성되는 중국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국의 경제와 중국 노인들의 삶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앞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은 본국에서 충분한 기회가 없을 경우에만 이민을 떠날 것이다. 출산율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필요한 숫자의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많은 이민자를 배출하는 국가들은 어디일까?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장기 이민자 공급국들의 출생률이 높게 유지되고, 경제성장이 따라가지 못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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