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농부들은 무역 전쟁에 대한 경험이 많기는 하지만, 과거에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입장이었다.
캐나다 농업계 관계자들은 1985년에 가장 큰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량안보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비축해 두었던 엄청난 비축량을 정리하기 위해 곡물을 싸게 팔았고, 이를 위해 유럽 연합과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싸움을 벌였다.
당시 캐나다 곡물업계는 미국이 수출 증진 프로그램을 발표해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미국과 EU는 수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농부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세계 곡물 가격을 폭락시켰지만, 농부들에게는 계속적으로 생산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러나 예산 능력이 부족하여 같은 수준으로 게임을 할 수 없었던 캐나다를 포함한 소규모 수출국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터무니없는 낮은 곡물 가격과 높은 이자율이 겹쳐지면서 수많은 캐나다 생산자들이 비즈니스를 접었다. 당시의 기사를 보면, 부모가 자녀를 농장에 남겨두고 떠났기 때문에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는 블랙 유머도 있다. 캐나다 농부들과 정책 당국은 이때 무역 전쟁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흘러, 곡물 비축량이 정리되어도 세계 곡물 시장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장이 소비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가들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GATT)을 중심으로 연합하여 수출 업체가 생산자를 지원하고, 수출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였다.
이런 공정 경쟁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캐나다처럼 곡물 수출이 많은 국가들이 세계 곡물 그리고 유지 종자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캐나다 농부들은 비숫하게 위험한 무역 전쟁의 위기에 처해있으며, 아주 어색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유는 캐나다의 최대 고객인 미국과 중국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양국 모두 캐나다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농식품의 60 퍼센트가 미국으로 향한다. 최근에는 중국이 캐나다 밀과 캐놀라 최대 고객이다.
이번 무역 전쟁의 차이점은 글로벌 곡물 시장의 두 거물이 수출 시장을 노리지 않고, 자국 생산 농산물의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Donald Trump 대통령 당선자는 많은 반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으로 접근하는 것을 더 비싸게 하는 장벽을 만들어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소비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캐나다 농부들이 곡물을 판매하기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Trump는 자신이 공언하고 있는 관세 위협을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캐나다와 미국은 농산물 그리고 가공품이 고도로 통합되어 있다. 국경 간 흐름의 중단은 캐네이디어만큼 미국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가공업체에게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 단, 미국 정부가 지난번처럼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을 경우이다.
중국은 미국과는 이야기가 다르다. 외부 관찰자들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인구가 많은 이 나라가 1.4 빌리언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 왔으며, 중국 지도부는 비관론자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UN FAO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곡물의 4분의 1을 생산하고, 세계 경작지의 10 퍼센트도 안되는 면적으로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먹여 살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생산한 곡물의 소비를 최대한 늘리고, 산출량을 안정화하기 위해 농업 현대화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것은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수입을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입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류는 확실하게 보호무역주의로 기울고 있다. 새로운 균형이 잡히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캐나다 농부들이 이전보다 더 힘든 시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