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중 28일이 있는 달은 몇 월인가? 2월을 떠올렸다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8일은 열두 달 모두 있다. 그런데도 2월을 떠올리는 것은 2월만 28일 밖에 없는 특별한 달이기 때문에 판단에 영향을 준 것이다.
Elizabeth Newton은 1990년 재미난 실험을 했다. 두 그룹으로 참가자를 나눈 후 한 그룹에게는 잘 알려진 노래 제목을 알려주면서 손으로 탁자를 두드려 리듬을 표현하게 했다. 그리고 다른 한 그룹은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노래 제목을 맞추도록 했다.
실험전 두드리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에게 상대가 정답을 맞힐 확률이 얼마나 되겠냐고 물어보았더니 50% 정도를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불과 2.5%, 120개 노래중 단 3곡만 맞춘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잘 알려진 노래니까 상대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기 동작이 그 노래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즉 자기가 아는 만큼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인식의 왜곡이 일어난 것인데, 이를 ‘지식의 저주 Curse of Knowledge’라고 한다.
따라서 전문가는 사람들과의 소통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펠레의 저주’를 떠올리면 이해가 갈 것이다. 펠레는 축구의 신이다. 그래서 그가 승패를 예상하면 당연히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결과가 반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패배를 점친 팀이 오히려 좋아하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었다.
4월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다. 기성 정치인에게 실망했기 때문에 새 얼굴에 대한 갈증이 크다. 그래서 정치와 상관없는 대중스타들이 등장한다. 트럼프도 그런 바람을 탄 인물이다. 심지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사람도 특정 이념을 표방하며 정치인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이들은 팬덤화된 지지자들에 의해 능력자로 우상화되고, 사람들은 근거도 없이 자기 안목에 확신한다.
2005년 Steve Jobs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도그마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으로 신봉되는 명제)의 덫에 걸리지 맙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년은 윤년이다. 4년에 한 번 주어진 특별한 하루를 허투로 살지 말자.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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