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을 3번이나 하고서도 연임제한 조항을 삭제하면서까지 계속 하려는 사람이 있다. 잘 했으면 아무도 반대할 사람이 없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본인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김영훈 교수는 사람들의 상황인식이 실제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 부류로 나눠 실험을 했다. 첫 번째는 자신을 실제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며, 세 번째는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 미국 대학생 215명에게 수학 시험 10문항을 10분간 치르게 한 후, 두 가지 질문을 했다. 하나는 “몇 개를 맞힌 것 같은가?”였고 또 하나는 “현재 학점은 어떤가?”였다.
실험 목적은 실제 점수와 예측 점수와의 차이였다. 예측 점수에서 실제 점수를 뺐을 때 양(+)의 수가 클수록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험을 못 보고도 잘 봤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즉 비현실적 긍정성을 가진 사람이다. 반대로 음(-)의 수가 크면 ‘비현실적 부정성’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차이가 0에 가까울수록 객관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는 흥미롭다. 비현실적 긍정성이나 부정성을 가진 사람들의 실제 학점이 낮게 나왔다. ‘비현실적 긍정성’이 강한 사람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인해 쉽게 결정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비현실적 부정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실수를 걱정해 제대로 시도조차 못한다. ‘유리 멘탈’ 때문에 실력에 비해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는 운동선수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 리더가 아첨꾼에게 둘러쌓여 현실을 장미빛으로만 인식한다면 구성원의 현실은 회색빛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리더가 위기와 불안만을 조장한다면 구성원은 배에서 탈출하고 싶을 뿐이다.
자신의 장점을 장점으로, 단점은 단점으로 인식할 때 성공에 필요한 행동과 노력을 할 수 있다. 현실 인식도 못하고, 능력도 없으면서 자리를 탐하는 리더와 그에 기생하는 사람들의 영웅놀이에는 레드카드가 필요하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