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가족기업은 30%만 2세대까지 생존하고, 3세대는 12%, 4세대는 3%로 낮아진다.
그 이유로는 첫째 기업간 치열한 경쟁, 둘째 상속이나 증여세 부담으로 사업약화, 셋째 후계자의 능력 부족, 넷째 가족 수가 늘어나면서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갈등이 발생, 마지막으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경영철학이나 가치관 차이로 인한 세대 갈등 등을 꼽고 있다.
이외에도 본질적인 이유를 추론해 볼 수 있는 조사자료가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Boris Groysberg 교수와 Deborah Bell 연구원은 비가족기업과 가족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인사고과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가족기업일수록 비가족기업에 비해 점수가 형편없이 낮았고, 특히 인재관리 부분에서 더 인색했다. 특히 자기 회사가 인재를 발굴, 채용, 유지 혹은 해고하는 인적자원 관리에 선전하고 있거나 다양성을 잘 활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채 10%도 되지 않았다.
그 만큼 가족기업은 객관적 기준보다는 권력자의 취향에 따라 인사가 좌우된다는 의미다.
지연이나 학연으로 과분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고, 밉보이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소유와 경영의 독점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한정된 인력풀로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아바타 뒤에 숨기 일쑤다. 결국 필요한 사람은 떠나고,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만 득실거리니 투자자들도 희망을 거둬들일 수 밖에 없다.
일개 기업이 이러한데 국가라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 21세기,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 같은 학교, 같은 지역, 같은 직업 출신의 소수집단과 권력자, 그리고 아내까지 공모하여 총을 들고 국회를 난입했다. 게다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유발하려는 초유의 일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국민들이 군인들을 막아섰고, 장갑차를 세웠다. 추운 날씨에도 광장에 남녀노소가 모여 춤을 추고, 노래하며 희망을 만들었다.
“죽은이가 산자를 구원한다”는 한강 작가의 말처럼, 2016년의 사람들이 우리를 불러냈고, 2024년의 사람들은 후세의 본보기가 되려고 분연히 행동했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입증했다. 국민을 외면한 권력자는 반드시 단죄받아야 한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