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앙드레 르클렉 (1992~2018)~ 불꽃처럼 살다간 캐나다 태생의 알피니스트가 넷플릭스에 소개되었다. 알피니스트는 산악인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산 정상에 오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등산 자체의 재미를 만끽하며, 새로운 방식과 코스로 오르기 위해 모험을 시도하는 진정한 알피니즘을 의미한다.
마크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돈과 명예와는 담을 쌓았다. 오직 산에 대한 진심만 있을 뿐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산에 오르는 모습은 무모해 보이지만 그래서 그 순수함이 더 빛나고 존경스럽다.
초기 등산은 등정주의 (peak hunting)가 대세였다. 4,000미터급 산들을 최초로 등정하는 것이 산악인들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그러다 많은 산들이 차례로 정복되면서 새로운 좌표가 필요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등로주의 (mummerism)였다. 영국의 Mummery가 창시한 것으로 ‘좀더 어렵고 다양한 루트’를 개척하자는 등산 정신이다.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가지면서 급속히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루트들이 개척되었다.
하지만 8,000미터 이상의 히말라야 고봉을 경쟁적으로 오르게 되면서 다시 상업적 등정주의가 부활했고 부와 명예를 쫓게 되었다. 그럼에도 등로주의에 뿌리를 둔 산악인들은 단독등반, 무산소 등반, 알파인 스타일, 경량등반 등 새로운 양식을 여저히 추구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과정에 상관없이 결과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 결과로 모든 과정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희대의 판결도 있었다. 결국 성공하면 모두 괜찮고, 이쁘면 용서되고, 돈이면 안되는 게 없는 천박함이 현실이 되고, 언더독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서사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삶도 있다. 진주 남성당한약방을 경영하신 김장하 선생님 (https://bit.ly/3X5hoDV)이 그런 분이다. 마크처럼 대중의 관심을 한사코 거절한다. 그냥 자기 삶을 살아갈 뿐이다. 너무 엄청나서 닮고싶다는 말도, 부끄럽다는 말도 할 수 없다. 그냥 ‘이런 분이 계셔서 우리 삶이 완전히 타락하지 않는구나!’라고 감사할 뿐이다. 빨리 성공하고 싶은 조급증이 모든 불행의 시작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