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로 사회 곳곳에서 기지개를 펴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후유증을 털어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간만에 사람을 만나고, 일을 계획할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오랜 만에 만난 사람에게 “바쁘시죠?”라고 했는데 “눈코 뜰 새가 없네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별로요”라고 했다면 어려움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 위로 받았을 텐데, 그렇지 않다고 하니 “나는 왜 바쁘지 않지?’라는 자괴감과 ‘저 사람이 그럴 리가 없는데…’라는 업신여김의 마음 탓이다.
사실 ‘바쁘다’는 한 사람의 유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 만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며, 부러울 만큼의 수입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바쁨을 은근히 과시하고 싶어하고, 실제로는 바쁘지 않으면서도 SNS에 바쁜 것처럼 보이려고 연출하기도 한다. 열등감으로 인한 자격지심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쁘면서도 쉼 없이 더 바쁨을 추구하는 것이다. 자기 목표는 잊어버리고 경쟁자만 보기 때문이다. 이는 열등감으로 인한 시기심과 달리 우월감을 지속하고 싶은 강박인데, 독일 심리학자 Rolf Haubl은 ‘간격시기심 (abstandneid)’이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어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후배가 바빠 보이면 상대적으로 자신은 정체해 있거나 퇴보한 것처럼 느끼는 마음이다. 그래서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되고 뜻대로 안 되면 후배에게 적개심을 나타낸다. 마치 프로이트가 수제자 융의 성장을 견디지 못해 자기 학파에서 쫓아내고 증오했던 것처럼 말이다. 있는 사람이 더 한다고~ 더 탐욕적이고 파괴적이라 무섭다.
코로나로 바쁨이 그립기까지 하지만, 그렇다고 바쁨이 최고의 선인 시대는 아니다. 혹시라도 ‘바빠서 죽겠다’는 말이 자랑이 아니라 진심이라면 얼마나 끔찍한가! 어쩌면 상황을 타개하려는 조급함 보다 상황을 수용하려는 여유로움이 위드 코로나를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바쁨의 그림자에 가려진 일상의 여유도 내 삶임을 기억하자.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자문위원,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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