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영향력이란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힘 또는 그 크기나 정도”를 의미하는데, 그렇다면 무엇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 것인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영향력을 원할 뿐 실체는 없다.
어쩌면 사람들은 영향력이라 쓰고 지배력 (어떤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리는 힘)을 얻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것을 포장하려고 선한 영향력이라는 그럴 듯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권력자처럼 보인다. 정치 이슈를 다루는 파워 유투버들의 콘텐츠는 목불인견이다. 유명 연예인은 표절이나 부당한 캐스팅에도 미안함은 약간이고, 억울함만 상당하다. 심지어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면서도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도 한다.
<영향력 The Art of Influence>의 저자 Chris Widener는 “영향력은 마치 낚시와 같아서 기다리면 다가오지만, 사냥하듯 총을 쏘면 도망가 버린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화려한 의상과 명품 장신구로 총질을 해도, 온갖 탈법과 불법으로 얼룩져도 우리 언론은 미사여구로 그들의 영향력에 기꺼이 투항한다. 덕분에 자신들 영향력은 바닥 신세를 면하지 못하지만 그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Riley 어린이병원은 새로운 방식으로 회진을 한다. 주치의가 담당 과장에게 전문 의학 용어로 보고하고, 보고를 들은 과장이 지시를 하면 나중에 주치의가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보통의 회진이라면, 이 병원은 주치의가 환자 가족에게 직접 치료의 내용과 계획을 설명하도록 했다. 그렇게 하려면 전문용어가 아닌 쉬운 용어로 말해야 했는데, 이는 의료진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병원은 이 방식을 강하게 밀어 부쳤고, 모두가 환자의 치료 경과와 계획을 알 수 있게 돼 한 팀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Riley 병원은 2017-18년 소아병원 부문 최우수병원으로 선정되었다. 영향력은 권력을 지키려 할 때가 아니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권력자들도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진짜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주길 기원한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