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했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미국이기에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면에는 우리가 모르는 정치적 거래와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권력의 속성상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양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바이든 혼자만의 결단이 아니라 그에 기생하는 모든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축구팀 감독에 홍명보가 취임했다. 수락 이유는 자기 인생에서 옥의 티였던 월드컵 실패의 오명을 씻기 위해 “마지막 도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버렸다”고 말을 한다. 뭔 말인지 모르겠다.
당연히 축구팬들은 분노했다. 감독 하마평에 오를 때마다 “걱정말라”며 울산 팬들을 안심시켰던 그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꿨고, 축구협회의 선임과정이 전혀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홍 감독은 1년전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일본인 선수 아마노 준을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돈 때문에 이적한 것”이라며 “역대 최악의 선수”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금년초에는 소속 선수 몇 명이 고액 연봉의 이적제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만류하며 잔류시켰던 사실도 공개되었다.
또한 2002년 월드컵 4강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으로의 이적을 무리하게 밀어부쳤고, 그 과정에서 경기중 태업을 했다는 의심과 월드컵 탈락이후 술파티, 땅투기 의혹까지 흠결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만 생각하겠다”고 말하며 “존중, 대화, 책임, 헌신을 국가대표팀 덕목으로 하겠다”지만 ‘피노키오홍’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축구협회 회장도 자기가 아니면 한국 축구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정관을 고쳐가며 연임을 지속하려고 한다. 능력이나 되면서 고집을 피면 그나마 양심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해서 그 난리를 치고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 국민의 비난 따위를 신경쓰지도 않는다. 물러날 때를 아는 리더, 바이든이 멋있어 보이는 이유다.
(■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Instagram @KANG.NAE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