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경 Column) 25Km 과속에 벌금이 2억원

강래경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2002년 월드컵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는 붉은 티셔츠 차림으로 생면부지의 사람과도 ‘대한민국’을 외치며 기쁨을 나눴다면, 지금은 흰 마스크 너머로 서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조금만 더 견디자고 격려하는 듯 하다. 물론 감정의 결은 완전히 반대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연대감만은 분명 비슷하다.

그러나 연대감은 구성원 모두가 동시에,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누군가가 먼저 헌신하면, 또 누군가가 각성하게 되고, 그러면서 확산되는 것이다. 집단의 약자가 헌신하면 감동적으로 포장돼도 파급력은 약하다. 하지만 잃을 것이 많은 강자가 헌신하면 작은 이득에 골몰하는 대다수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안되면 법으로 라도 강제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속도위반 벌금은 어마어마하다. 2010년 스위스에서는 규정속도를 무려 170Km 초과한 운전자에게 11억원이 부과되었다. 운전자의 경제력과 차량 속도에 따라 벌금액수가 차등적으로 부과되었기 때문이다. 2002년 핀란드의 노키아 부사장 안시 반요끼는 50Km 구간에서 25Km 과속해서 2억원을 벌금으로 납부했다. 그 외에도 아이슬란드는 기본 벌금 300만원에 연간 소득 10%가 추가로 부과되며, 노르웨이는 연간소득 10%에 면허정지가 더해진다.

최근 부동산 문제로 시끄럽다. 기득권은 백약이 무효라며 차라리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초를 친다. 집을 여러 채 가진 국회의원들은 정부가 무능해서 그렇다고 한다. 한 채 이외의 집은 투기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팔자고 하니 반헌법적이라고 거품을 문다. 더구나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들 마저 집이 여러 채다. 우리나라 가진 자들은 부끄러움이 없다. 솔선수범해서 탐욕을 부채질한다. 그러니 국민들은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며 안달복달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를 사재기 하던 장면이 오버랩 된다. ‘부동산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라는 우리 국민들의 연대감이 언제나 깨지게 될 지 씁쓸하기만 하다.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자문위원,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강래경 Column) 선진국의 환상을 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