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경 Column) 푸아그라와 이노간다

선거가 집권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런데 특정지역에서 특정정당이 싹쓸이를 하다 보니 지역주의가 재현되었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온다. 하지만 현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원인도 같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아파트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 층별 사망률을 조사해보니 1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했던 고령자들이 1층에 많이 살았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1층의 주거환경이 아니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자의 소속정당이 아니라 정당별 득표율을 살펴보면 ‘우리가 남이가’ 시절처럼 무조건 한 쪽으로 쏠린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을 보고 선택한 것이다. 즉 세상의 변화에 대한 정당의 노선차이를 선택했을 뿐이다.

따라서 다수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변화를 추진하면 될 것이고, 소수당은 국민에게 외면당한 이유부터 바꾸면 될 일이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몰라서 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선거결과를 왜곡하거나 외면하려 한다면 정당의 존립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다. 거위의 지방간인 ‘푸아그라’는 트러플, 캐비아와 함께 3대 진미로 꼽히지만 제조과정 때문에 가장 잔인한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왜냐하면 거위의 간에 지방을 늘리기 위해 체구보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음식을 먹이는데 한끼에 1.5kg, 사람으로 따지면 무려 20kg이다. 그래서 무리한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푸아그라 과’라고 한다.

반대로 ‘이노간다’의 함정도 피해야 한다. 혁신 (Innovation)과 선전활동 (propaganda)의 합성어로 보여주기식 변화를 의미한다. 마치 고객제일주의를 외치면서도 고객이 글을 쓰려면 로그인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포기하게 만들거나, 직원들 목소리를 듣겠다며 만들어 놓은 복도의 ‘소리함’도 거의 열어 보질 않아서 자물쇠가 녹슬어 버린 것과 같다.

선거가 끝난 만큼 개인들도 자기 시간에 집중할 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아젠다는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너무 조급하지도,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않은 그 중간 속도로…

강래경. www.connect value.net 수석자문위원.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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