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경 Column) 나도 월급 루팡일 수 있다

강래경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각종 행사는 물론 개인간 접촉마저 꺼려지면서 경제적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금, 여기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을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다.

미국 교육학자 Laurence J. Peter는 위계조직에서는 자신의 무능력을 확인할 때까지 승진한다고 주장했다. 일명 피터의 법칙인데, 자기 자리에서 성과를 내면 승진을 거듭해 결국 능력 이상의 자리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능한 수준까지 오르면 후배를 평가할 때도 능력 보다 태도나 품성같은 개인적인 성향을 중시하게 되는데 이를 ‘피터의 도치(Peter’s Inversion)’라고 한다.

조직만이 아니다. 우리 삶도 피터의 법칙이 작용한다. 똑같은 환경에서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좌절한 사람들은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 이번 상황도 누군가에겐 기회일 수 있다. 마스크 제조업자나 유통업자가 그 중이 하나다. 그러나 매점매석의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나만 양심적으로 행동하다 손해볼 거란 불안, 이런 기회가 다시오지 않을 거란 불안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여 좌절한다면 문제는 질병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최근 자신이 받는 월급에 비해 일을 덜 하는 직원을 비유적으로 <월급 루팡>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직원급을 월급 루팡으로 지목한 사람은 5% 내외지만 부장급은 30%에 육박한다. 지위도 높고, 가진 것이나 나이도 많은 사람들이 “옛날에는”을 얘기하며 현재의 무능을 직면하지 않는다면, 세상이나 요즘 젊은이들로 자신의 무능을 외면하려 한다면 삶의 불안은 언제, 어디서나 직면할 수밖에 없다.

질병 퇴치는 국가의 능력이다. 국가가 유능해서 질병을 빠른 시일내에 퇴치한다고 해도 개인의 불안은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다. 혹시라도 질병퇴치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해도 그것으로 자신의 무능이 가려질 수는 없다. 질병 퇴치를 위해 얼굴엔 마스크를 쓰되, 내 문제를 가리는 마음 속 마스크는 벗어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강래경: Wecan Talent Management 대표, www.connect value.net 자문위원,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강래경 Column) 편견없이 살 순 없어도 말하지 않을 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