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경 Column) 편견없이 살 순 없어도 말하지 않을 순 있다

강래경

우리는 두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러나 사람마다 서있는 위치의 높낮이와 앞뒤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것도 다르게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편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편견없이 세상을 보자거나 입장 바꿔서 생각하자고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오히려 세상을 구성하는 조건들이 다양해지는 만큼 사람들 생각과 감정도 파편화되면서 서로의 간극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다양성의 수용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자기를 기준으로 선과 악, 정과 부로 구분하려는 배타적 태도가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은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현재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 함께 손을 잡아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찬반의 입장이 바뀌기도 한다. 그런데도 힘과 힘의 대결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경쟁과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듯이.

때문에 자기 생각 (상대에겐 편견)을 노출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넛지 (Nudge) 이론이다. 2008년 시카고대 행동경제학자 Richard H. Thaler와 하바드대 법률가 Cass R. Sunstein이 함께 쓴 동명의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넛지는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는 뜻으로, 지시나 훈계처럼 일방적으로 말하기 보다 부드러운 권유나 개입이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남자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지는 목적으로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내 집처럼 사용합시다’ 같은 직접적인 표현 대신에 소변기에 벌레그림을 그려 놓은 것도 넛지 방식이다. 그림을 표적삼아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의도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강력하게 지속되었던 것도 ‘애국심’이나 ‘자존심’을 자극하는 대신에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는 넛지 때문은 아닐까! 이처럼 넛지는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상대의 생각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에 대한 믿음과 존중, 예의가 없다면 다 말장난에 불과할 것이다.

(❚강래경: Wecan Talent Management 대표, www.connect value.net 자문위원,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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