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경 Column) 채찍질보다 위로가 필요할 때

강래경

오래 전에는 모처럼 고향에 가면 어른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 “어떻게 이 동네는 우리 어렸을 때와 똑같아, 변한 게 없어.” 정말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달라졌더라도 체감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정 반대다. “1년도 안되었는데 어디가 어딘지 분간할 수가 없네, 이럴 줄 알았으면 땅이라도 사둘 걸, 지금은 늦었지, 더 이상 변할 때가 어디 있어?” 정말일까? 내년에 가면 똑 같은 후회를 할 것이다. “작년이라도 사둘 걸.”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The thing that never changes in this world is that all things are change.) 혹은 인생무상 (人生無常, 살면서 항상 같은 것은 없다)이라는 말처럼 삶은 변화의 연속이다. 그리고 변화의 정도는 점점 커지고, 속도는 빨라진다.

그래서 지금을 VUCA시대라고 한다: 변동성이 크고 (Volatile) 불확실하며 (Uncertain) 복잡하고 (Complex) 모호하다 (Ambiguous)의 앞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90년 독일통일, 91년 소비에트연방해체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일컫던 말이었는데, 지금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고민이 있을 때 선배들과 상담했다. 그들이 살아왔던 세상과 다르지 않게 살아야 했기 때문에 나이가 곧 지혜였다. 그러나 지금 그 선배를 찾아가면 “그걸 알면 내가 이렇게 살겠니, 넌 나이라도 젊지. 나는 이제 틀렸어”라며 한 숨을 내쉰다.

누구도 살아보지 않은 미래를 살려면 익숙한 기억보다 낯설음에 대한 통찰, 두려움보다 설렘, 소위 ‘낯설렘’이란 트렌드에 적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내다보지 않고 돌아보기만 한다면, 미래를 과거로 재단하려 한다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에서 자살율 1위를 무려 14년째 지키고 있는 이유가 너무나 빠른 사회변화와 그로 인한 부적응이라는 해석도 있다.

벌써 연말, 원했던 모습이 아니더라도 지나간 시간을 채찍질하기 보다 다가올 시간을 위해 자신을 위로할 때다. (❚강래경: Wecan Talent Management 대표, www.connect value.net 자문위원,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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