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ior Power) 더 나은 삶을 위한 공부

OLIVIA DO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으면서 몸과 마음이 함께 늙어가는 일이 보기 드문 세상이 되었다. 머리칼이 희고,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전 세계 어디를 보나 노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되는 사람들의 인상 착의를 보기 쉽다.

특히, 캐나다에 비해 화장을 짙게 하는 한국 노인 여성들의 외모는 말할 것도 없이, 남성들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염색을 통해 흰머리를 감추었기 때문에 나이를 가늠하기란 정말 어렵게 된 세상이 된 것이다. 옛날처럼 뒷짐을 지는 노인들도 없고, 어딘지 노인 냄새가 나는 일도 없다. 자칫 뒷모습만 보고 판단하다가는 큰 코 다치는 일이 생길 만큼 몸매무새를 가다듬은 사람들을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는 말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더 젊게 오래 살 수 있어서 축복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장수하는 것이 축복이 되려면 겉모습을 다듬기 보다는 내면을 다듬는 일이 우선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 모습이 더 아름답다 할 수 있다.

지금 시대에서는 역사나 문화, 풍습을 중요시하며 따랐던 과거의 노인들이 살았던 시대와는 많이 다르다. 그 때와는 전혀 딴판인 세상에서 노인들이 지금의 젊은이들 보다 더 많은 지혜를 가졌다고도 보기 어렵고, 오히려 젊은이들로부터 한 수 배우는 자세로 자신의 안전지대로부터 벗어나는 정신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유리한 세상이 되었다.

노인들로서는 지금까지 다른 시대 사조의 영향을 받았고, 세상 흐름대로 살다보니까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지금과 같은 세상을 살게 되었노라 변명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젊은이들이 과거처럼 노인 대접을 해주지 않으니 스스로 대접을 받아 챙길 수도 없는 그런 세상인 것이다.

가만히 있다가 잊혀지고 마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자신의 노력과 힘으로 해 나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무엇을 배움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공부하기를 죽어라고 하기 싫어했던 사람에게는 이 “공부하라” 는 말이 머리에 쥐가 날 정도의 말이겠지만, 공부라고 해서 학생처럼 책상에 코를 박고 앉아 공부하라는 말이 아니다. 두뇌를 활용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많이 하라는 이야기다.

괴테는 83세에 파우스트를 완성했고, 미켈란젤로는 88세로 삶을 마감할 때까지 피에타 제작에 혼신의 힘을 불어넣었다. 피카소는 92살이 될 때까지 수도 없이 많은 그림을 그렸으며, 고대 로마의 정치가 마르쿠스 카노는 지금 계산법으로 백수를 넘긴 나이에 “남은 시간 중 제일 젊은 날” 이라며 그리스어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디를 보아 이 나이 때문에 무엇을 못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삶의 만족도와 노인의 삶의 질을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사회관계가 적극적이고, 총수입이 높을 수록, 그리고 많이 배워 학력이 높을 수록 자신의 삶의 대한 만족감이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물론, 건강이나 문화 여가생활, 사회 기관이나 자원봉사 활동과 같은 요소들도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들이다.

그런데, 여가생활을 하거나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공부를 많이 한 고학력자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공부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캐나다는 세계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복지가 잘 보장되어 있는 나라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노인 친화적인 정책으로 노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 활동하기에 편하도록 도시나 기관의 시설을 정비하고, 노인 맞춤형의 서비스나 교육을 제공하면서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마치 한국의 복지관 같은 곳이 이 곳에도 거미줄처럼 엉켜 있다.

세계적으로 평생 교육을 강조하는 기관 U3A (University of the Third Age)는 어느 연령대이든 상관없이, 또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은퇴 노인들을 대상으로 “제 3의 시대의 삶”을 살 수 있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U3A는 맨처음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지만 영국에서 활발하게 뿌리를 내렸다. 기존의 전통적으로 알려진 정식 대학교와는 상관없이 대부분 은퇴한 노인들이 모여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나누고 그 일을 함께 하는 것이다. 지금은 프랑스식과 영국식으로 나뉘어져 있고,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사이프러스, 도미니카, 사우스 아프리카와 같은 대영 식민제국들이 이 영국식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우리 모두가 눈여겨 보아야 하는 점은, 다양한 전공 지식과 취미, 노하우가 축적된 이 기관의 노인 회원들을 활용하여 클럽에 모인 다른 노인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도록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누구든 회비만 내면 쉽게 그 회원들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직종의 다양한 인재 풀을 갖추면 갖출 수록 더 다양한 코스가 나오기 마련인 것도 특징이다. 캐나다에서는 온타리오주가 가장 활발하게 이 단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매니토바에서는 그저 미미한 수준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5년에 유네스코 교육과학문화기구에 의해 평생 학습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래로, 한국에서는 1982년부터 평생교육법이 제정되었다. 이 교육법이 실시된 이래로, 우리 사회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대와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국제화, 정보 사회화, 개인 정보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살 수 있도록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교육법을 통해 지적 사회에 적응하는 역량을 기를 것을 또한 강조하고 있다.

이제 이 교육은 개인 성장을 위한 일이 될 뿐만 아니라, 평균 연장 수명 때문에 증가해가고 있는 노인 인구의 삶의 질을 높이고, 노인들의 질병과 관련된 의료지출이 늘어나는 일을 줄여주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배우는 일은 우선 당장 돈을 얼마 벌고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 자신을 당당하고 품위있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일등공신이다. 돈 몇 푼 때문에 일희일비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과, 남들보다 더 적은 돈을 들여 더 빠른 길로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왜 고기를 잡아 주지 않고, 고기잡는 법이 더 중요하다며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는 지를 알지 못할 것이다. 만약 매슬로우의 법칙을 안다면, 왜 배우는 일이 자신의 내면을 채우는 일인지, 어째서 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인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도은경: 소셜워커. 에이징 스페셜리스트. 매니토바대학교대학원 소셜워크 석사 졸업. 2014년부터 시니어그룹 및 더 코리아 타임스 매니토바 한인신문 (발행인 송원재)과 더불어 파트너쉽으로 캐나다 연방정부 후원 프로젝트를 실시함. HIGH5S Counseling Hub 운영. 이민자 가족 및 노인 이슈 상담. (204)807-0908 이메일high5scounseling@outl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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