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irant Family & Life)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조되어온 삶의 철학이 21세기 들어 더욱 강조되는 것은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과거보다는 더욱 더 복잡한 인생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 더 많고,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으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와 같은 화두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어떻게 살것인가가 강조되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이제까지는 그저 그냥 사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그런 삶을 사는 대신 좀 더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이다. 과거보다 더 많이 진화된 세상에서 그 다양성에서 파생되는 온갖 불완전함과 불안함의 이슈로부터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싶어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특별히 정해진 법칙은 없다. 일반적으로는, 생애주기대로 사람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학교를 다니고, 결혼하고, 각자의 삶을 살다가 때가 되면 마치 사계절이 돌 듯, 추운 동면의 겨울을 맞게 된다. 그런데, 봄이 시작되면 새로운 꽃과 나비들이 태어나듯, 사람들의 인생 또한 돌고 돌아 지구 어디에선가 또 다른 아이들이 태어나고, 그렇게 우리는 인생을 살고 있다.

거시적으로는 사람의 인생이 크게 다를 것 없이 이런 순으로 순환되고 있다. 그러나, 미시적으로 하나씩 들여다보는 각 개인사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책 열권을 쓰고도 모자랄 정도의 이야기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이 더 고통스러우면서도, 더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사실은 그렇게 유토피아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우리는 가난, 질병, 인간관계의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시련을 겪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 애쓰며 산다. 그렇다고 행복한 순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듯, 평범해 보이지 않는 각자의 삶을 살면서 순간순간 나름대로의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답이 없다. 늘 주장하듯이, 각자의 삶은 다 다르고 어떻게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잘 살아내는 가는 “전적으로” 자기에게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잘 사는 일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자신의 적극적인 의지에 많이 좌우될 수 있다. 물론, 늘 반대편이 있듯이 우리는 함부로 어느 하나가 반드시 옳고, 그 반대가 반드시 그르다 할 수 없다.

잘 사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경험한다 할 지라도 그것의 다름은 다 다르다. 개인에 따라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조절하는 일 역시 다 다르기 때문에 치우쳐 있는 자를 가져다 대며 그 자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고, 제일 바르다 라는 주장을 하지 않아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되 자신과 비교해 배 아파하는 대신,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일 역시 스스로 잘 살기 위해 우리 모두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방송사 앵커로 지낸 뒤 청와대에서 한때 외신 대변인 및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으로 근무했던 이지현 씨는 “테이블 포 투 코리아”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대표로2015년에 “ARS VITAE (삶의 기술)” 라는 잡지를 펴냈다. 그녀는 잡지를 통해 현대인의 바쁜 생활을 보여주는 대신 오히려 삶의 여백을 강조하는 삶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길 원했다.

그녀가 신문 일간지를 통해 이야기하는 핵심은 바로, 어느 직업, 어느 자리에서도 잘 사는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3년 반 만에 청와대를 떠나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잡지를 통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들여다볼 것을 주장했다.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내가 찾아낸 그녀에 대한 존중심은 바로 다음의 두 가지와 같은 맥락에서다. 그녀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생활 속에서 그녀가 어떤 대인 관계를 갖고 있는 지 모른다. 또, 개인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는 지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도 없었다.

이것은 내가 충분히 편향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하는데 일조했지만, 큰 시각에서 볼 때, 그녀가 어떤 삶을 지향하고 있는 지에 대한 사실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번 소개해 보려 한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일은 다음 두 가지다. 그녀는 남들이 다 하는 일을 따르지 않고 과감하게 자기의 소신을 따르기로 선택했다. 광고가 도배질 되다시피 하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잡지를 만드는 대신 어렵더라도, 자기를 돌아보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잡지를 만들겠다는 점이 돋보였다. 그녀는 광고 정보 홍수 시대에 “광고없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겠”노라 선언했다고 한다.

이것은 북미나 유럽에서 이미 유행되고 있는 사조 “Slow life(느린 삶)” 를 표방하면서, 그녀가 실제로 그런 라이프 스타일 무브먼트 (Lifestyle Movement: 생활 방식 운동) 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존경스러웠다.

내가 존중하는 그녀의 두 번째 결정은 전자시대에 전자기기를 통해서 정보를 찾고 감각을 느끼는 대신 “종이의 질감”을 통해 “여백” 을 느끼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이하게도 잡지의 구성 디자인이 동양적이라고 한국일보의 백성호 기자가 이야기하자, 그녀는 동양의 미가 강조되는 숨쉬는 여백을 주기 위해서 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그녀는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자신에게 있는 문을 열고, 열고, 또 열고 있다는 점이 더 돋보였다.

지금은 그저 먹고 사는 시대가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함께 살기 위해 너도나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다. 남이 다가는 길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열망을 따를 것,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볼 것 등이 강조되는 시대다.

그렇다고 모두 이러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여유를 찾으면서 진정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스스로 잘 찾아가고 있다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나는 행복한가”를 물으면서 갈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해.” 하면 되는 것이다.

때때로 복잡한 아스팔트의 하이웨이를 달리는 대신, 차를 세워 두고 아무도 간 적이 없는 좁고, 꾸불꾸불한, 그리고 호젓한 숲 속을 걷는 일이 우리 인생에도 늘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 도은경: 소셜워커. 에이징 스페셜리스트. 매니토바대학교대학원 소셜워크 석사 졸업. 2014년부터 시니어그룹 및 더 코리아 타임스 매니토바 한인신문 (발행인 송원재)과 더불어 파트너쉽으로 캐나다 연방정부 후원 프로젝트를 실시함. HIGH5S Counseling Hub 운영. 이민자 가족 및 노인 이슈 상담. (204)807-0908 이메일high5scounseling@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