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Column) 외로운 가을

최지영

가을 바람이 시작되면 공원과 거리를 장악하다시피 하던 기러기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어디론가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한다. 어느 누구도 오늘이 몇 일인지 몇 시인지 말해주지 않지만, 인간보다 더 정확하게 알아채고 긴 여행을 준비한다.

시 외곽 들녁 역시 황금빛으로 가을이 물들어 가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곧 붉은 색으로 변할 것이고, 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겠다. 이렇게 가을은 마음이 울적한 사람들을 더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로 몰아가는 계절인 것 같다.

이 변화처럼, 이 세상도 내가 알았던 세상과는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인터넷과 대중 매체의 진화 속에 전 세계 사람들은 이미 ‘지구촌 한가족’이 된 지 오래되었고, 초등생 아이가 타민족 아이들과 함께 온라인 게임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빨리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수십만명의 팔로우로부터 칭찬받고 인정받는 사람도 존재하기도 하지만, 외롭다고 훌쩍거리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한다.

왜 이 세상은 이렇게 외로운 사람들로 메워져가는 것일까? 건너건너 아는 지인 중에 한 돈 많은 미망인은 한 달 빌딩세만으로 몇 십만불을 번다고 한다. 이 사람말이, 주변에 모여드는 친구들은 모두 자신의 돈을 보고 모여든 친구라 자기가 아파 누었을 때 걱정해주거나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어 외롭다고 고백했다 한다. 내가 정말 힘들어 고민하고 있을 때,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 정도 있을까 생각해보고 싶다. ‘새벽 3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병원 병목 훈련시간에 알게 된 것이지만, 캐나다에서 자살율이 가장 높은 한국인은 50대 가장이라고 한다. 직장을 잃고 가족을 먹여 살릴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어려움과 외로움에 자기 상실감에서 자살을 선택한 불쌍한 아빠들이다.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도 외로움을 겪었다.

외로움은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어느 누구나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외로움은 내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며, 그 만큼 자신의 연약함을 타인에게 들어낼 용기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길에서 울고 있는 누군가를 보며, ‘저 사람 왜 저래? 무슨 힘들 일이 있나?’ 라며 지나가버리지 않고, “괜찮으세요?” 라고 한 마디 건내는 것이 외로움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한 컵의 생수가 되리라 믿는다. 작은 관심으로 표현해주는 것만큼 성스러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외로움은 – 생각만 해도 서럽지만 – 서로 표현하기 껄끄럽겠지만, 작은 편지나 선물을 나눠보면 어떨까 한다. 꼭 생일이어야 하고, 어머니 날이어야 하고, 크리스마스여야 선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차 한잔으로라도 관심과 사랑을 나누며 아름다운 가을을 준비하면 좋겠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문화충격도 함께 겪고 있는 이민자 모두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터전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살맛나는 세상이 될 지 생각해본다.

(최지영: CEO JC Worldwide Immigration Networks, 204-942-7065 jc@jcw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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