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책의 중요성, 루스벨트 가

최효찬

1636년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루스벨트 가문은 미국을 대표하는 정치명문가이다.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에 이어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배출했다.

마흔 살이 되기 전, 한창 정치가로 일할 나이에 소아마비에 걸린 불운을 딛고 일어선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4선 대통령이다. 이른바 ‘뉴딜정책’으로 대공황 시기를 이겨 내면서 미국 역사상 링컨 다음으로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한 대통령으로 꼽힌다.

르팽클린 루스벨트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서재에서 바다에 대한 책을 접한 뒤 공부해 해양 전문가를 능가할 정도였다. 어린 시절에 접하는 생애 ‘최초의 책’은 평생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이때 얻은 탁월한 해양 지식 덕분에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루스벨트처럼, 어린 시절에 읽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다.

대지주의 외동아들로 태어난 프랭클린은 아버지가 첫부인과 사별한 후 52세 때 25살의 어머니 사라여사와 재혼해 태어났다. 외가인 델러노 가문도 허드슨 강변에 대저택을 가진 귀족 가문이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접하는 ‘인생의 첫 책’은 일생동안 큰 영향을 미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일생동안 독서를 즐겼다. 특히 바다관련 도서를 탐독해 해양 분야에선 전문가였다. 그것은 소년시절부터 해양과 항해와 관련한 책들을 즐겨 읽은 영향이 컸다.

프랭클린은 외할아버지의 서재에서 발견한 오래된 항해 일지와 보고서들을 재미있게 읽곤 했다. 어머니는 외가의 항해와 관련한 이야기와 아시아를 여행한 이야기를 자주 아들에게 들려주었다. 소년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다에 대한 지식과 동경을 키워 나간 것이다.

또한 프랭클린이 나고 자란 허드슨 강변의 스프링우드 저택의 아버지 서재에는 장서가 상당히 많았다. 프랭클린은 14살 때 기숙학교인 그로턴 스쿨로 가기 전에 늘 서재에 파묻혀 책을 읽었다. 이때 미국의 해군제독 엘프레드 머핸의 ‘해상 권력사론’을 비롯해 마크 트웨인, 루디야드 키플링, 프랜시스 파크먼 등이 쓴 저서들을 독파했다. 루스벨트박물관에는 당시 프랭클린이 책을 읽고 한쪽 여백에 메모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프랭클린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독서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책을 폭넓게 읽도록 북돋아 주었다. 프랭클린이 가장 좋아한 선물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이렇게 되면 어머니는 신이 날 수밖에 없다. 어머니가 처음 선물한 책은 ‘유치원의 아이들’로 겨우 프랭클린이 세 살 때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놓아두었다.

새를 좋아한 프랭클린은 13살 때에는 ‘동서 아메리카에 사는 새들’이라는 책을 즐겨 읽었다. 다음에는 역사책, 특히 해군 역사에 관한 책들을 열심히 읽었다. 그가 하버드대학을 나와 해군 차관보로 임명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해양 전문가답게 바다와 관련한 유명한 경구를 남겼다.

“배 없이 해전에서 승리할 수 없는 것 이상으로 책 없이 사상전에서 이길 수는 없다.”

프랭클린은 책을 읽을 때면 ‘웹스터 사전’을 곁에 두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찾아보기를 좋아했다. 독서를 할 때 가장 좋은 습관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역할모델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장점을 끊임없이 모방하고 따라했다. 시어도어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매일 한두 권씩 꾸준히 읽었다. 독서리스트대로 책을 읽은 것은 물론이다. 같은 가문출신(12촌간)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청소년시절부터 프랭클린에게 멘토이자 역할모델이었다. 시어도어가 대통령에 올랐을 때 프랭클린은 스무 살의 청년이었다. 부친을 여윈 지 2년이 된 프랭클린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할 멘토가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시어도어가 해준 것이다.

루스벨트는 그로턴 스쿨에서 평균 B학점으로 졸업했고 하버드대학에서는 평균 C학점으로 졸업했다. 학점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그를 당당하게 해준 것은 성적이 아니라 독서였다. 그는 공신(공부의 신)이 아니라 독신(독서의 신)이었던 것이다.

또한 프랭클린 루스벭트는 대공황이 한창이던 대통령 재임때 매주 라디오 연설인 ‘노변정담’(화롯가에서 이야기하듯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으로 국민과의 소통으로 유명하다. 그의 리더십 비결은 다름 아닌 독서였다.

(❚최효찬 박사: 경향신문 기자 역임,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에서 ‘명문가 위대한 유산’을 주제로 강의 중. 2011년 ‘한국의 저자 300인’에 선정. 저서로는 우리나라와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과 독서교육 비법을 명쾌하게 분석한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2010 문화체육 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등 다수의 저서가 있음. 최근 『현대 명문가의 자녀교육』을 출간. http://cafe.naver.com/apluschild)

가난을 이겨내려면 시험을 통과하라, 증국번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