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하루는 없다

강래경

사진을 찍으면 3일이 지나야만 확인할 수 있다. 화질도 필름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선명하지 못하다. 더구나 유료다. 누가 이런 앱을 다운 받을까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어 전세계적으로 히트친 구닥앱 이야기이다.

Gudak~ 기성세대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듯 디자인도 필름의 대명사였던 Kodak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왔고, 우리말 ‘구닥다리’라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필름 카메라를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인 것을 보면 성공비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여러 장 찍어서 잘 나온 것을 올린다. 대개 폰 주인이 잘 나온 사진을 올리기 때문에 의문의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는 즉석에서 확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를 반복한다. 그러다보면 누군가 “그냥, 대충 찍어”라는 말로 귀찮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구닥앱은 필름 카메라처럼 조그만 구멍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고, 24장을 모두 찍어야 3일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 엉망으로 나와도 다시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어떻게 나올 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사진은 원래 그런거였는데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달라졌다. 카메라 화면으로 찍혀질 모습을 확인하면서 포즈도 인위적이 되고, 찍은 후에는 좋은 사진만을 선별하게 되면서 자연스러움은 삭제되었다.

마치 특별함 만을 추구하며 365일 중에서 그렇지 못한 날을 의미 없음으로 지워버리 듯 말이다. 부동자세의 어색함도, 촬영 순간 고개를 돌려 뒷통수만 나왔어도 내 모습이듯이, 실수투성이인 오늘도 내 하루다. 그리고 그렇게 모여 내 인생이 된다. 그냥 그런 하루는 없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열풍도 크기만 하고 불확실한 행복을 쫓으며 살아온 일상의 반동이듯이 2019년은 그냥 그런 하루에 집중해서 살아보자!

(❚강래경: Wecan Talent Management 대표, 고려대-이화여대 평생교육원 코칭강사)

레드우드처럼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