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Column] 이름

한국 사람들은 각자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로 ‘이민’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이름이 아닌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나도 한국어, 영어 이름이 있는데, 영어 이름이 더 많이 사용된다. 여기 캐나다에서 태어난 우리집 아이들은 그동안 영어 이름으로 불리웠다. 정작 가지고 있었던 한국 이름이 아무 곳에서도 불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어 학교에서는 한국 이름으로 불리운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이란 얼마나 소중한가? 그 이름으로 인해 각자의 정체성이 자리잡게 되지 않던가? 부모들은 자식 이름을 지어주며 자신들의 바람을 넣어주고, 또 집안의 일원이라고 돌림자를 넣기도 한다.

이런 한글 이름을 놔두고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캐네이디언들을 만났다. 우리가 한국 이름을 버리고 영어 이름을 쓰는 이유는 한글 발음이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캐나다 사회에 쉽게 동화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캐네이디언들은 원주민들로부터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뺏은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회개함을 생각해 보면, 이민자들이 왜 자기의 한글 이름을 여기 와서 버리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발음이 어렵다면 배우게 하면 될 것 아니냐” 라는 말도 한다.

이민자로 살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든든하게 세워놓지 않으면 그 뿌리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내 교수도 굳이 한국 이름 ‘지영’을 부르기를 고집한다. 잠시, 쓰지도 않는 한글 이름이라도 자녀들에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래서 아닐까 생각해 보며, 나의 이름을 회복시켜 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 아이들이 한글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 부모로서 감사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캐나다에서 과연 나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나의 이름은 무엇일까?

(▮ 최지영: JC Worldwide Immigration Networks 대표, 204-942-7065, jc@jcw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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