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Column] 1등이 되기보다 ‘위대한 것’에 도전하라, 김용 세계은행 총재

최효찬

맥아더 천재상 (2003), US News & World Report 선정 ‘미국의 25대 리더’ (2005),

Times Magazine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06)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학교 총장(동양인 최초, 2009), 그리고 세계은행 총재(2012)

 

2012년부터 12대 세계은행 총재로 재직중인 김용(59)의 화려한 약력이다. 그는 브라운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하버드대 의대교수를 지냈다.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다트머스 대학교가 2009년 그를 아시아계 최초의 아이비리그 총장으로 선임하면서 ‘봉사와 헌신’의 정신을 선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든 데에서도 그가 지식과 인성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엇이 그를 세계적인 지도자로 만들었을까? 김용을 키운 덕목은 ‘봉사와 헌신’인데, 그 비결은 가정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김용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먼저 ‘기술(실력)’로 무장하라, 그리고 난 후에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먼저 세상에서 인정받는 기술, 즉 실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치과교수였던 아버지는 김용에게 자신처럼 의학을 배우라고 주문했다. 의학기술이면 어디에서든 대접받는 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와대학교 치과대 교수였던 부친 김낙희(1987년 별세)씨는 실용적인 능력을 중시하는 분이었다. 그는 브라운대 2학년 방학 때 미 아버지로부터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용은 아홉 살 때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때 ‘세상의 불평등을 없애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소년시절의 그 다짐대로 “철학이나 정치학을 공부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을 해도 좋지만 우선 의대 인턴과정이나 끝마쳐라. 한국계로서 미국에서 살려면 무엇보다 기술이 꼭 필요하다.”

아버지는 매주 금요일마다 “숙제는 오늘 마쳐라. 일요일까지 미루면 그땐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한번은 금요일에 숙제를 하지 않고 일요일에 하려고 하자 아버지는 진짜로 숙제를 못하게 했다. 미루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김용은 어머니 전옥숙 박사로부터 아버지와는 다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1등보다 위대한 것에 도전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어머니는 늘 ‘위대한 것에 도전하라’고 하셨어요. 저의 꿈은 마틴 루터 킹처럼 세상의 불평등을 없애는 데 기여하는 것이었는데 그게 어머니가 말한 ‘위대한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늘 ‘큰 뜻을 품고 세계를 위해 봉사하라’고 김용에게 가르쳤다. 훗날 봉사하는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은 일찍이 어머니의 가정교육에서부터 비롯되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철학자답게 항상 자신은 누구이며,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래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 즉 시사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도록 했고 뉴스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면서 이에 관련해 토론을 이끌기도 했다.

김용 부모처럼 부모가 자칫 자녀교육에서 상반된 입장을 취하면 자녀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어머니는 성적을 강조하고 아버지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 자녀는 길을 잃고 헤맬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용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르침을 절묘하게 접목해냈다. 다음으로 김용은 실력을 중시하는 아버지와 가치를 중시하는 어머니의 철학을 자신의 삶에 잘 접목했다. 김용을 장차 글로벌 리더로 만든 것은 부친의 ‘실용성’과 모친의 ‘헌신하는 삶’을 접목한 데 있었다. 그 결과 김용은 부친이 권유한 기술, 즉 의술을 가지고 어머니가 강조한 헌신하는 삶의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What to be(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what to do(무엇을 할 것인가)를 추구하십시오.”

김용은 “누군가가 되기 위해 인생을 살지 말고,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어머니로부터 배웠고 그게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그를 이끌어주었다는 것이다.

(❚최효찬 박사: 경향신문 기자 역임,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에서 ‘명문가 위대한 유산’을 주제로 강의 중. 2011년 ‘한국의 저자 300인’에 선정. 저서로는 우리나라와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과 독서교육 비법을 명쾌하게 분석한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2010 문화체육 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등 다수의 저서가 있음. 최근 『현대 명문가의 자녀교육』을 출간. http://cafe.naver.com/aplus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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