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연기 속의 캘거리 한인들의 노름/놀음판

지난 2018년 8월18일 캘거리 한인의 날 행사가 캔싱턴 웨스트 힐스트 (Kensington West Hillhurst)에서 열렸다. 올해 15회 째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의 산불로 인해 자욱한 연기 속에서 치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약 7천여명 정도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 이 행사는 노름/놀음판을 짜고 추진한 한인회, 관련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몇 달 전부터 준비해 온 결과였다. 그럼, 다같이 이 행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노름/놀음 이라고 하면 먼저 일반적인 도박의 노름을 생각하기 쉽다. 노름과 놀음은 본디 같은 의미와 발음이지만, 아마 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편찬 이후부터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추정한다. 동아프라임 국어사전은 놀음이 “놀음놀이”의 준말이고, “여럿이 모여 즐겁게 노는 일” 이라 밝히고 있다. 반면, 노름은 고스톱과 포커 같은 도박을 지칭한다.

이 두 낱말은 어원적으로 여럿이 무리지어 즐겁게 노는 일을 일컬으므로 전통 놀이문화에서 온 것이 맞을 것이다. 전통 판소리, 농악, 굿, 사물놀이 등을 시작할 때 흔히 “한번 놀아보자” 라고 하는데, 놀음/노름/놀이(노리)는 역사를 쭉 타고 올라가면 고상고시대의 소도/수두에 연원이 있음을 추리할 수 있다.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몇날 몇일 동안 춤추고 술 마시며 대동단결을 꾀한 원형적인 놀음/노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가 소도나 수두의 현대판이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번 행사는 캘거리 한국인은 물론 다민족들이 모여 한국의 전통문화를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이 되었다. 다양한 한국음식, 전통 민속놀이, K-POP 경연대회 등. 축제가 시작되었을 때, 길놀이패가 꽹과리, 북, 징, 장구를 치며 마당을 돌며 등장하는 모습은 과거 조상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행운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으면서 생명력을 나눠 준 지신밟기와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축제에서는, 캘거리교역자협의회가 준비한 다양한 먹거리, 태권도 시범을 포함한 체육행사, 민속체험놀이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단체줄넘기, 공기놀이, 딱지치기, 비석치기, 소형활쏘기, 손톱 물들이기, 탈 써보기, 한국문양장식물 칠하기 등)가 시현되었다. 이와 더불어, 중국, 베트남 등의 다민족 공연도 펼쳐졌다. 이 날의 백미는 단연 K-POP경연대회였는데, 한국 춤의 인기를 다민족 사람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어 특이했다.

2018년 캘거리 한인들의 축제는 옆주의 산불 연기에도 불구하고, 다민족들과 함께 어울렸던 행사였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 한국인들의 참가자 수가 그다지 많지 않아보였고, 활발하지 않은 듯이 보이는 것이 계속되는 현실이지 싶다. 시간이 지날 수록 다민족들의 눈과 입, 귀를 즐겁게 해주는 행사가 되어가는 것처럼 보여, 다음에는 – 다민족이 많이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 한국인들이 더 많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그리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로 탄생되어 광복절날 전후로 실시되는 이곳 캘거리 한인의 날 행사가 광복절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한국인은 물론 다민족들도 한국의 지리나 역사라도 잠시 떠올려 볼테니 말이다. 축제장에서 높은 언성으로 관객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사는 일도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작년과 다르게 아프리카인들과 코캐이시안들의 공연이 빠진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미래에는 아시아인 위주로 구성된 공연팀과 더불어 더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된 공연팀을 구경할 수 있는 축제로 발전하기를 고대해본다.

( 김주성: 매니토바 대학교 Applied Health Sciences 박사과정. E-mail: umkim9@myumanitoba.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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