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내 목소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책을 집어들고 소리내어 읽는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내가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마음이 즐겁다. 책을 고른 건 나지만, 책은 자기를 골라준 나를 따라와 주기도 하고, 격하게 거부하기도 한다.

내가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건, 결국 작가의 이야기를 나 만의 이야기로 기억하는 것이고, 나 만의 경험으로 깊게 새기는 것이며, 나와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고른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의 이야기에서 내 이야기를 훔쳐온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어라 내게 따라붙는 나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감정의 보풀 같은 들뜸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내면 어딘가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나를 따라온 작가의 이야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살아난다. 분명 한 번 태어난 이야기는 어디에선가 사멸할텐데, 그 어딘가가 어디일지 궁금하다.

만약 이야기 순환의 마지막을 내 목소리로 맞이하고 있다면, 이건 나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마치 텅 빈 수영장에서 홀로 헤엄치듯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황량한 기분도 든다.

나는 때로 누군가에게 내 소리를 보내지만, 아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반응을 매일 겪는다. 그때 나는 소리를 더 크게 내는 대신 조용하고 진중한 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을 이해하며,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나의 이야기가 계속 떠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 세월의 잘못을 돌아보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다’ 라고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지고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또, 더 신중하고 겸손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펼쳐놓고 내 목소리를 듣는다. 초승달이 실눈으로 웃음짓는 밤이다.

내 목소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August: 변화를 주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