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야기

Jason Kim

   늦잠을 맛있게 자고 있던 나는 마누라의 성화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재방송을 마지못해 보았다. 집옆 길가를 걷는 게 수지맞는 장사라는게 그 때 내 생각이었으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 동계올림픽을 한국인이 안보면 애국자가 아니라는 의문을 피하기 위해 어쨌든 T.V. 를 보게 되었다. 게다가, 근대 올림픽연구 전문가인 지도교수가 남북한 통합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이메일로 물어와 올림픽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개막식 장면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캐나다 참가 선수들의 압도적인 수다. 참가선수의 수로만 본다면 캐나다는 단연코 두 번째로 선수를 많이 보낸 나라다. 미국은 242명 (인구3억3천만명), 캐나다는226명 (인구 3천5백만명), 독일은156명 (인구8천3백만명), 영국은58명 (인구 5천3백만명) 을 파견했다. 한국을 (참가선수122명) 포함 13개의 국가가 이렇게 많은 수의 선수를 평창으로 보냈다. 전체 인구대비 캐나다 참가선수의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 왜 그럴까? 캐나다 사람들은 생활 스포츠 및 취미 활동으로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이러한 생활이 이미 정착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국가대표급 선수를 훈련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어린시절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한 명의 엘리트급 국가대표 선수를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시스템으로 뒷받침하려면 국민의 세금이 엄청 들어간다. 대표선수들이 이용하는 스케이트 장만 보아도 동네에 있는 우리 일반인들의 스케이트장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시설이 월등하다.

그렇지만, 동계 스포츠에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투자되면 여름 스포츠는 상대적으로 그저 그런 상태로 운영된다. 또,  엘리트 위주의 캐나다 스포츠 정책은 겨울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환경에 살았던 아프리칸 캐나다인들에게는 직격탄이 되는데, 이들에게는 캐나다가 유지하고 있는 겨울 스포츠 강국 이미지에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이러한 캐나다 스포츠 정책이 그들에게만 장점이 되지 못하는 지는 차츰 더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개막식 재방송을 보면서 생각이 든 것은 남북한 단일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급하게 구성된 것이 큰 정치적인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세계적인 축제가 시작되기 바로 전에 남북한 팀을 다급하게 만들어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였다. 그동안 한반도에 긴장감을 불러왔던 북한과 함께,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지향하는 세계인의 축제에 갑자기 남북단일팀의 깃발을 앞세워 동시에 입장하게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이것이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또, 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자국 선수들이 남북단일팀에 합류하도록 함으로써 그동안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누구러뜨리는 효과를 얻고 있다. 한국 정부나 북한과 마찬가지로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 (IOC)도 정치적인 효과를 많이 얻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지지함으로써 올림픽의 기본 정신인 평화와 화합을 추구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고, 이것이 위원회의 위치가 조직적으로 더 확고해지도록 돕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은 38선과 비무장 지대에서 아주 가깝다. 이 곳에서는 올림픽을 위한 군사 및 안보 훈련이 계속 실시되어왔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과거 세계 축제를 개최했던 다른 나라들이 군수, 안보, 보안 관련 이권사업을 위해 어떤 특정 회사나 나라 (예: 미국, 영국, 러시아) 와 결탁함으로써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았기에 깨끗한 올림픽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정치적 결정 때문에 많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선수들이 수 십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한 순간에 잃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나, 남북단일팀으로 등록을 하도록 올림픽위원회가 특혜를 준 것은 공명정대한 경기를 기본으로 하는 올림픽의 가치와 윤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훼손했다는 문제를 낳았다. (❚ 김주성: 매니토바 대학교 Applied Health Sciences 박사과정 재학 중. E-mail: umkim9@myumanitoba.ca)

February: 고대 무속 (巫俗)과 현대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