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 간의 문화 이해 부족: 현명한 부모라면

(글쓴이: Olivia Do)

이민자가 새로운 나라의 낯선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이란 이루 말 할 수 없다.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 풍습, 사회의 시스템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므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워야 하거나, 사업을 찾아야 하거나, 또는 자식을 위해 교육을 시켜야 할 때 등, 이민자가 시시때때로 부딪히는 일이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이민하여 정착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바로 부모와 자식 사이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일이다.

한국 부모들이 캐나다 이민을 선택한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아이들 교육 때문이라는데, 새로운 나라에 정착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피로 탓인지, 아님 많은 어려움을 겪어서인지는 몰라도 부모와 자식 간에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이해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애시당초 자신들이 조국에서 꿈꾸었던 그 멋진 캐나다 생활을 순조롭게 펼쳐 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 갈등은 질풍노도기의 청소년 세대와 부모 세대 간의 차이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인식 차이에서도 비롯된다. 즉, 한국의 장유유서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 사상을 배우고 익힌 부모에게 있어, 아이의 거침없는 주장이나 태도가 곱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른에게 두 손 모아 고개 숙여 인사하는 법을 고집하는 어른에게 아이의 눈 인사나 고개만 까딱하는 목례는 눈에 거스릴 것이 틀림없다.

이유가 무엇이든,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 유발되는 일을 줄이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식보다 삶의 경험이 더 풍부한 부모가 좀 더 현명해져야 하고, 어떤 경우든 자식 앞에서 스스로 부모의 위엄이 땅에 떨어지는 일을 자초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평소 캐나다의 문화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한국의 것들과 다른지 꾸준히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부모에게 한 손으로 물건을 건네는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와 같은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식들로부터 자신이 존재 가치가 없는 사람처럼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부모의 방식대로 아이를 야단칠 것인가? “에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이라고 무시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저런 새끼를 낳았는가?” 자신을 한탄할 것인가? “요즈음 아이들은 원래 다 그래.” 하고 포기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저 아이의 행동이 그런 것은 어떤 연유일까?” 라고 할 것인가?

여러 상황과 정황상, 한 손으로 물건을 주는 단순한 행동의 배경에는 대인관계, 행동습관, 대화 방식, 문화 충돌, 또래집단의 문화 이해,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를 깨닫는 것은 문제를 겪는 부모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특히 부모이기 때문에 저절로 이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것은 아니란 점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 문제는 부모로서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가 전제 되어야 풀 수 있다.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훈육해야 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또, 부모로서 자식에게 어른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감정에 휩싸이면 일은 더 어렵게 된다.

부모가 마음의 상처를 입는 만큼,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적개심을 품을 수 있다. 한 손으로 쑥 디미는 자식의 행동이 대단히 불손해 보일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현명한 부모라면 그것이 그렇게 불공손한 태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보는 일이 필요하다.

캐나다에서의 대인관계는 일반적으로 수평적인 관계에 의한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또 가정에서도 그러하다. 직장 상사에게 커피를 건넬 때도 한 손으로 건네고, -사실, 캐나다인들은 자기가 마실 커피를 자신들이 직접 챙기기 때문에 상사에게 커피잔을 주는 일도 거의 없다. 교실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복사물을 돌릴 때도 맨 앞자리에 앉은 학생이 그냥 한 손으로 받아 돌리며, 아들이 엄마에게 선물을 줄 때도 한 손으로 건넨다.

이렇게 한 손으로 물건을 건네는 일이 캐나다 문화에서는 일상화 되어있다 보니, 오히려 두 손으로 아주 공손하게 물건을 건네는 일이 더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아이들로서는 보고 배운대로 하므로 이렇게 하는 일이 당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부모의 눈에 거슬린다 하여 반드시 아이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처럼 다그쳐야 하는 일은 아닌 것이다.

현명한 부모라면, 첫째, 아이를 부모의 기준에 짜 맞추기 보다는 좀 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질 것이다.

둘째, 부모로서 먼저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캐나다 문화나 교육을 이해하고 있는 지를 돌아보고, 또 아이에게 기회를 주어 스스로 무엇이 나은 방법인지 결정할 권리를 줄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가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이 아이에게 깊은 상처가 되거나 남을 해치거나, 자신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의 결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 옳다.

세째, 모든 문제 해결에서 하나의 정답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다른 한국인들이 다들 그렇게 했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답으로 오해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자기 아이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무엇이 그 문제를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될 만 한지를 찾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식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부모는 부모이기 때문에 자식에게 늘 우선적으로 충고를 해주려 하기 보다는, 누구보다도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이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동등하게 아이의 의견을 친구처럼 들어준 적이 있는 지, 서로 존중하는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 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 봐야 어른 눈에 비치는 아이일 뿐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이상,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부모도 자식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부모로서 더 현명한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