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와 Engagement를 높이려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정치, 경제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어 단어 중의 하나가 Engagement 다. 한국말로 딱히 번역이 안되는 이 단어는 사업시 주로 약속이나 맹세를 바탕으로 계약이행을 하고 파트너와 유대를 맺을 때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요즈음은 여러 곳에서 이 단어를 애용하고 있다. community engagement는 그 중의 하나이다.

2008년 한국 비즈니스 컨설팅업계 최초로 ‘인게이지먼트’라는 세미나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을 지도할 당시, 이 단어의 구글 조회수는 하루에 단 8,000여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1일 200,000건이 넘게 검색이 되는 인기있는 단어가 되었다. 그렇다면, 왜 이 인게이지먼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을까?

이 인게이지먼트 단어가 가진 어마어마한 가치를 살려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블레싱 화이트 (Blessing White)는 이 단어가 “가족과 이웃은 물론, 조직과 단체, 자신의 지역, 동료와 고객, 자신의 열정과 Emotion에 어느 정도로 연결이 되어있는가를 나타내는 말로 연결 (Connection) 을 뜻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의하면 인게이지먼트를 조금만 높여도 그 성과는 25퍼센트에서 75퍼센트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기자가 일전에 ‘커뮤니티 서비스’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떠오른 생각은 매니토바의 우리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과 또 이웃들과 얼마나 인게이지먼트가 되어 있을까였다.

몇 해전부터 위니펙 시에 편중된 한인 그로서리들이 시외곽으로 빠져 나가는 일이 시작되어 지금은 누구나 기회가 되면 외곽에서 비즈니스를 찾으려고 애쓴다.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코리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라는 말을 들으면,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반갑게 들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느 누구 하나 그 지역에 속해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분명 거주지는 그곳인데, 그냥 자신의 비즈니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머물러야 하는 하숙생같은 느낌이랄까?

그 지역에서 몇 년째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도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것도 그렇고, 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주민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다들 은둔의 생활을 즐기는 듯하다. 지역 커뮤니티와 별 커넥션 없이 조용히 사는 모습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 삶의 경제적인 밑거름이 거기서 나오는 것이라면, 지역주민들과 어울리고 공헌 해야 한다.

또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서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덜 외롭고, 어려움에 처할 때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속담에도 있듯이,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는 나은 것이다. 한인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장사를 하다가 큰 봉변을 당할 경우, 제일 먼저 오는 사람은 평소 친분이 있는 이웃일 것이다. 커넥션, 즉 인게이지먼트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매니토바의 대부분의 한인들은 당연히 매니토바에서 제일 큰 도시인 위니펙에 가장 많이 산다. 조금 과장하자면, 위니펙의 골목안 상권은 코리언의 손에 있다. 필리핀인이나 중국인들 만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스트릿몰 군데군데에 포진해 있는 스시집과 시내 전역에 퍼져 있는 그로서리점들이 우리 한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우습게 보는 사람도 많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만약에 지역과 인게이지먼트만 제대로 하면 어마어마한 파워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비즈니스 파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비즈니스 상권이나 고객들과 인게이지를 잘하여 커넥션을 이루고 더 멀리 나아간 커넥션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소식을 접해보지 못했다. 많은 캐네이디언들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는 ‘코리언은 돈을 주머니 속으로만 넣는다’와 같은 소리다.

미국 뉴저지의 시의원인 윤여태씨의 부친이 강조한 말이 생각난다. “돈은 흑인들이 사는 지역에서 벌고, 살기는 백인들이 사는 곳에서 산다.” 이렇게 지적한 것을 보면 아마도 그쪽 한인들도 커뮤니티와 인게이지 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손님과 비즈니스 제공자, 계산만 하면 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계산만 하는 관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커넥션, 인게이지먼트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비즈니스가 늘 거기서 머문다.

그 결과 주변으로부터 인색한 민족으로 낙인찍히고, 인정도 받지 못한 채, 제 잘난 맛에 사는 그냥 소수 이민자 민족으로 남는다. 한국인이 매니토바에 정착한 지 반세기가 넘었다. 짧은 역사 같지만 긴 역사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마치 자동차 바퀴 공회전하듯이 주류사회를 겉돌며 살고 있을까? 이는 그동안 우리가 속해 있는 지역과 높은 수준의 Engagement 가치를 만들어 오지 못한 결과 때문이다.

한국 동포가 이곳의 주류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내가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를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내가 어떤 방법으로 이곳과 Connection을 하며 사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제는 그런 것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 일을 도와주면 된다. 그것이 봉사든 아니면 기부든 또 아니면 얼굴 미소든 커넥션 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매니토바 지방의 대표적인 도시 3곳의 상공회의소를 방문하여 코리언 비즈니스 오너가 등록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돌아온 답은 한국인이 비즈니스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관공서나 상공회의소 같은 비즈니스 관련협회와 한번도 커넥션이 있는 것은 못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일은 위니펙 시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상공회의소와 가깝게 지내야 네트워킹을 잘 할 수 있다. 그래야 돌아가는 분위기도 알고 경제를 알게 된다. 돈의 흐름은 이런 네트워킹에서 보인다. 매니토바 상공회의소, 위니펙 상공회의소, 아시니보이아 상공회의소, 세인트 보니파스 상공회의소에 코리언 회원수를 문의한 결과 “숫자를 밝혀 줄 수는 없지만 거의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한결같은 대답만 돌아왔다. 이처럼 우리의 인게이지먼트 수준은 정말 낮다.

이제까지 이곳에서 살면서, 한국 교민들의 입지를 높이고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한국커뮤니티를 대표하여 외부와 어떤 connection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조직, 단체와 Emotional하게 Connection을 잘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급속하게 밀릴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글쓴이: 송원재, 2013년 11월 기사)